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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트립드림

[유메닛키+다중장르] 챕터 1 : 꿈속의 차원방랑자 < 29 >

 

🎶: https://youtu.be/nVaurYdtcLI?si=hIE9h8wiBXeaNXfK

 

 


 

마도츠키를 따라 네온방에 들어선다.  마도츠키는 익숙한 듯 대각선 방향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발견한 것은 검은 통로. 마도츠키는 거리낌 없이 안으로 들어섰고, 나도 그 뒤를 따랐다.

...정신을 차리자. 보라색과 분홍색의 작은 타일모양 길과, 온통 검은 주변과 그 검은 공간에 이질적일 정도로 눈에 띄는 붉은 물방울이 툭툭 떨어지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끔찍하지는 않지만 꺼름직하다. 그런 말이 꽤나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 이런 곳도 있었구나.." 

"....."

마도츠키가 곧장 앞서나가자 황급히 다시금 페달을 밟았다. 확실히.. 이럴 때가 아니었지 참.

 

보랏빛길을 계속 따라간다. 중간에 보라색의 피라미드처럼 생긴 구조물이 보였지만, 마도츠키는 그것을 지나치고 저 앞에서 움직이는 붉은 블록 같은 오브젝트의 앞에서 멈춰서는 뒤돌아 나를 확인하는 것이 보였다.

'기다려주는 거구나...'

그리고 내가 도착하자, 다시 앞의 오브젝트를 바라보더니 말없이 손을 올려 오브젝트를 쓰다듬고는 그대로 사라졌..다...?

"....에..?"

잠깐, 동시에 가는 게 아니라 먼저 가는 거야?! 

"같이 가 마도츠키..!"

나도 황급히 오브젝트에 손을 올렸다.  핑글- 하고 세상이 도는 느낌이 나서 눈을 힘주어 감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천천히 눈을 뜨니 검은 주변과 붉은 길로만 이루어진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그리고 마도츠키도.

 


 

"먼저 가서 놀랐어... 이대로 헤어지면 어쩌지 했는데..... 기다려줘서 고마워."

마도츠키는 멈칫거리다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다음에는 같이 이동해주면 좋겠는데. 너무 내 욕심이려나.

"으음.... 그나저나 정말 넓고 복잡하네....  혹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어?"

마도츠키가 끄덕이는 것을 확인하고는 미로 쪽을 쳐다봤다. 시야가 한정되던 게임과는 다르게 확실히 이렇게 보니 좀 눈에 들어온다. 

 

흠... 저쪽은.. 미로에서 움직이는 새인간들에.. 자판기에...  ....잠깐, 저거 우리를 본 건가?

기분 탓이 아닌 것 같은 게, 광기 어린 눈을 한 새인간들이 이쪽으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쪽이 시야 보정을 받는 만큼, 저쪽도 보정을 받는 모양이었다..!

"그럼 일단 움직이자! 저기 새인간들이 오고 있어..!"

 

마도츠키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 앞장서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잘 부탁해요 마도츠키 선배님!"

내 말에 잠깐 휘청거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얼마나 한 방향으로 나아갔을까? 슬슬 다리가 저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새인간들 때문에 중간에 쉴 수도 없고...

한숨을 내쉬며 이 악물고 자전거를 몰았다. 마도츠키의 발목을 잡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어느 정도 있었다.

목이 잘리고 배가 툭 튀어나온 데다, 몸의 한가운데에 커다란 눈알과 입이 박혀있는 괴물이 보일 때까지 우리는 그렇게 계속 페달을 밟았다.  

"으윽....."

저 녀석은 심지어 목이 잘린 단면에 녹색의 액체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흉측한 모습에 잇새 사이로 앓는 소리가 절로 새어 나온다.

나는 슬쩍 마도츠키쪽을 바라봤다. 마도츠키는 놀란기색도 없이 무덤덤해보였다. 이미 한번 본 것이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역시 이 꿈이 마도츠키의 꿈이라는게 주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 꿈의 주인이 마도츠키라는것을 새삼 인지할때마다 마음이 술렁거린다.

애초에 '유메닛키'가 마도츠키의 세계인것은 당연했는데. 정말 새삼스럽게.

눈 앞의 소녀가 좀 더 즐거운 꿈을 꿨다면 좋았을텐데- 하고 바라게 된다.

 

".....힘내자."

"....?"

"아무것도 아니야."

 너가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의지가 차올라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앗, 여기야?"

"......"

드디어 목적지인듯한 붉은 계단에 도착했다. 그래도 이제 한숨 돌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