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ttps://youtu.be/nYB9LH0xgkA
'...안 오네...'
쭈그려 앉은채로 평범해보이는 갈색의 문을 얼마나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을까? 슬슬 다리가 저려와 앓는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연인것처럼 다시 마주해보려고 했더니, 아무래도 실패인가보다.
미션이나 제대로 완료되어가고 있는지 한번 봐볼까...
"으음... 미션창."
띠롱-
[ 미션
진행중인 미션 (1)
<이펙트 수집> : 세계의 중요 요소, 이펙트를 수집하세요.
- 수집한 이펙트 (17/24)
-성공시 : ???
-실패시: ??? ]
다행히 제대로 카운트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럼... 앞으로 남은건 일곱개인가..'
뭐뭐 남았더라? 그러니까... 꿈속꿈으로 갈수있는 장소의 똥머리랑... 피리... 시체군...에게서 얻을수있는 신호등이랑...
..잠깐, 시체군도 그럼 현실감 있는 시체가 쓰러져있는건가?
순간적으로 든 생각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분명 피부가 녹색으로 표현되어있었는데 다 썩어가는 시체인거 아니야??
생각의 흐름이 갑작스래 바뀐다. 그도 그럴게 여태까지 현실성을 띄게된 고어스럽거나 괴기한요소들을 보며 정신력이 팍팍 깎이던중이었는데, 약간 끝판왕... 까진 아니고 중간보스가 떡하니 나타난 느낌이었으니까.
"진짜 싫다...."
그렇게 한참을 시체군 관련으로 끙끙거리던 나는 그게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골칫덩어리도 있었다는것을 떠올려 낼 수 있었다. 그러니까, 붉은 미로말이다.
시체군도 문제고 지옥이라 불리는 붉은 미로도 문제다. 다른 이펙트들중 다수는 그 악명높은 붉은 미로를 통과해야 얻을수있으리라. 그런 생각에 갑작스래 의욕이 팍 꺾이는것이 느껴진다.
내 라이프는 이미 제로라고, 좀 봐주라...
"차라리 마도츠키랑 같이 가게 해줘...."
그럼 그나마 나을것같다. 보는 눈이 있으니 나도 어느정도 버티려고 신경쓰기도할테고. 애초에 누군가 있다는것만으로도 안심되는것도 있고... 그, 시스가 있기야 하지만. 그래도 시스와는 채워지는 부분이 다르달까.
"일단 남은건 신호등, 똥머리, 피리, 마녀, 도깨비, 살찌기.... 맞나..? 모르겠네... 말랑말랑까지.. 이렇게 일곱개다 이거네."
이렇게 쭈르륵 나열해보니 그나마 꿈속꿈의 이펙트들을 먼저 모으는편이 좋을것 같아 보였다.
"좋아, 그럼 침대를 찾아볼까."
설원의 침대에서 잤을때 아무런 일도 없었기는 했지만... 마도츠키가 아까 꿈에서 한번 깬 이상 꿈속의 꿈으로 들어가는 침대가 달라졌을수도 있을것같고, 그런걸 고려하면 모든 침대를 한번씩 돌아보는게 좋을것 같았다.
...나머지 이펙트는 미래의 나에게 맡기도록 하자.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자전거를 불러내어 자전거 위에 올라탔다.
일단 침대들부터 쭉 다 누워보자.
첫번째, 모자와 머플러가 있던, 회색문 너머의 방 침대.
누워봤더니 그냥 푹신한 느낌만 느껴졌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고 눈을 감아봐도 동일.
두번째, 설원의 침대.
아까와 마찬가지로 모자와 머플러로 무장한채 침대에 몸을 맡겼다. 다시금 싸늘하게 식어 서늘한 온도에 부르르 몸이 떨리는것을 제외하면 이번도 별 다른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세번째, 잘린목을 얻으러 갈때 나열되어있는 침대들.
다가가서 누울수있는 침대는 모조리 누워봤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실패.
"...침대가 네개였나 다섯개였나 잘 기억이 안나네..."
그런 내가 찾아갈수있는 마지막은...
"마도츠키의, 방 침대."
그곳밖에 남지 않았다.
긴장을 해서인지 손에 땀이 차오른다. 축축해진 손바닥을 슬쩍 닦아내고 갈색문의 문고리를 잡는다.
...남의 공간에 멋대로 침입하는것 같아서 기분이 좀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이미 이 꿈속에 들어온것부터가 아웃이려나? 시덥잖은 생각을 이어가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문고리를 돌린다. 저항감없이, 문이 천천히 열린다.
익숙하면서도 낯선방이 보인다.
책장과 책상, 바퀴가 달려있는 의자. 바닥에 깔려있는 기묘한 붉은 카페트.
방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텔레비전과 침대.
한쪽 벽을 통채로 차지하고있는, 베란다 문까지.
지독하게 현실적이면서도, 지독하게 현실감 없는 풍경이었다.
"....."
아무말도 없이 그저 그런 방을 바라만 보았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감정에 잠긴채로, 주인없는 방을 한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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