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ttps://youtu.be/iwLWK4nMOXQ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듯 뚜렷해지는 의식의 끈을 붙잡는다.
정신을 차리자 보이는것은 기나긴 계단과, 그 계단 양쪽으로 솟아있는 꾸물거리는 팔.
아무래도 마도츠키의 침대가 정답이 맞았나보다.
"여기서... 올라가면 잠에서 깼었고, 내려가야 제대로 이펙트를 얻을수있었지..?"
혹시 반대로 알고있는것은 아닐까 잠시 고민하다 조심스래 발걸음을 아래로 내딛는다.
꿈에서 깨어나기라도하면 기껏 이렇게 잡은 기회가 날아가버리는 셈이니 신중하게 행동하고싶었다.
아래로 향할수록 위를 향해 무언가를 갈구하듯 뻗어있는 길고긴 팔들이 더 많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정도 와서는 바닥에 도착한다. 다행히도 꿈에서 깨지 않은것으로 봐서는 맞는 방향으로 이동한듯했다.
조금 더 앞으로 가자 보이는것은 건물의 지하와 같은 풍경.
오른쪽에는 엘레베이터가 있었고, 쭉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하나 보인다.
분명 앞으로 나아가면 우산이나 설녀로 꺼야하는 불길이 있던것으로 기억하고... 똥머리와 세마다 선생님이 있었던걸로도 알고있다.
엘레베이터쪽으로 가면 쇼핑몰과같은 건물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피리를 얻을수있다는것과 마녀 이펙트로 강제기상 이벤트를 볼수있는 옥상으로 갈수있다는것을 기억한다.
'그럼.... 어느쪽으로 가보는게 좋으려나..'
턱을 괴며 고민에 빠진다. 어차피 한쪽을 들린후에 다른 한쪽을 가야하는거라면 더 빠르게 끝낼수있는 곳을 선택하는것이 좋을것같았다.
'나는 화성에 갈것도 아니니까... 세마다 선생님도 보는겸 앞쪽으로 갈까나.'
좋아, 결정.
결정을 내린 뒤 망설임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정도 나아가자, 커다란 불길이 저 너머로부터 뿜어져나오는것이 보인다.
불길에 다가갈수록 뜨겁고 건조한 공기에 텁텁해진 입안을 마른침으로 애써 달랬다.
"이렇게 보니 진짜 장난 아니네...."
불길은 다가가면 금방이라도 나를 집어 삼킬듯 일렁였다. 그 흉폭한 모습에 절로 두려운 마음이 고개를 내민다.
'아니, 이렇게 겁먹고 있을때가 아니야.'
어차피 내가 가지고 있는 이펙트로 꺼트릴수있는 불이라는것을 알고있다. 그렇다면, 머뭇거릴 이유는 없었다.
"이펙트, 우산."
띠로리리링~
말이 끝나자마자, 경쾌하게도 들리는 효과음과 함께 붉은 우산이 펼쳐진 채로 손에 쥐여진다.
건물에는 어느새 비가 내리고 있었고, 넘실거리던 그 불길은 잠깐 사이에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였다.
펼쳐진채로 나타난 우산덕분에 비를 전혀 맞지 않은 나는, 신기한 눈으로 그 광경들을 눈에 담았다.
"....."
조용히 우산 밖으로 손을 뻗어 빗줄기를 느껴본다. 손에 떨어진 빗방울은 보통의 비가 그러하듯이, 평범하게 차가웠다.
...근데.. 꿈이긴 하지만 비가 계속 내리면 이거, 여기 바닥도 질척질척해지는거 아니야?
그런 상황은 사양이었기에 이펙트 창을 열어 우산을 해제시켰다. 우산이 사라지자, 장대같이 쏟아지던 빗줄기들도, 바닥에 떨어진 물방울들도 모두 자취를 감춘다. 여기가 꿈이라는것을 알리듯이. 허상처럼.
"...가자."
눈을 깜박이던 나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불길이 낼름거리던 복도를 지나서 창고와 같은 공간으로 들어선다.
용도를 알수없는 배기관...?들과 수많은 선반들이 가지런히 자리해있는곳. 그리고 익숙한 핏자국이 바닥에 남아있는곳.
공간으로 들어서자, 익숙하면서도 낯선 덩어리가 반기듯이 나에게로 달려든다.
"우왁!"
피로링-
*GET🤍* < 똥 머리 >
똥모양에 커다란 입이 달린 그것은 은근히 구리구리한 냄새도 나서, 나는 계속 치대는 덩어리 녀석을 애써 밀어낼수밖에 없었다.
'...냄새가 배지는..않았겠지..?'
킁킁, 팔을 들어 냄새를 맡아보다 몸 이곳저곳의 냄새도 맡은 나는 냄새가 배거나 뭔가가 묻지는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니, 좀 매정해 보일수도 있긴한데 아무래도 똥....냄새가 배거나 그.... 묻거나 하는건 좀 그러니까.. 아무래도.
"미안.. 덩어리3... 놀아주는건 아무래도 힘들것같다..."
치대는 것을 막자, 이제는 따라오기 시작하는 똥....머리 덩어리를 향해 사과를 건내고 돌아섰다.
이 앞에, 분명 세마다 선생님이 있었지.
유메닛키의 다른 캐릭터들이 그렇듯이 별다른 상호작용이라 할만한것은 없기에 그다지 알고 있는 것이랄만한 건 없지만.. 나는 그를 꽤 좋아하는 편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유메닛키에서 차애라고 해야할까. 당연히 최애는 마도츠키고.
'어쩐지... 되게 떨리네...'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만난 마도츠키와는 다르게 이렇게 직접 찾아와 만나려고하니 굉장히 긴장된다,
물론, 별 다른 반응은 안해줄것 같긴한데...
"..가보자."
우주선으로 가는 통로를 향해 발을 내딛는다.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기대감을 억지로 누르며 나는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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