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메닛키+다중장르] 챕터 1 : 꿈속의 차원방랑자 < 16 >
🎶 : https://youtu.be/ppf1DgWMIYA
"후우.... 이제야 좀 살것같다..."
한참동안을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켰다. 물통의 물은 다 마신지 오래다. 쩍쩍갈라져 오는듯한 목이 껄끄러웠으나 어쩔수없었다. 마실것만 있었어도 딱 좋았을텐데... 응.
"여긴... 진짜 두번 오고싶지 않다... 한번 더 저 피라미드를 오르라고하면 진짜 죽을지도 몰라.. 이젠 물도 없고..."
최대한 여기서 얻을수있는것은 모두 얻고 가야겠다 싶어진다. 까마득한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다짐한다. 여기에 두번 오지말자.
아무튼, 어느정도 몸상태가 안정되고 나서야 나는 주변을 둘려볼수있었다.
약간.. 구름이 낀 날의 관리 잘 된 공원에 있는것같았다. 운동기구같은건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에 벤치가 놓여져있는게 보이기도 하고.
...벤치가 있었으면 벤치에 누울걸 그랬다.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기는 하지만... 보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지.
자전거를 타기에는 아직도 힘이 없어서 느릿하게 공원을 걸었다. 기이하고 괴상한것들을 왕창 보다 이런 평범하다면 평범한 광경을 보게되니 어쩐지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 저 앞에서 사람같은 인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기.... 저기요...? 저기요..?"
용기내서 말을 걸어봤지만.. 사람의 형태, 딱 그뿐인듯한 녹색의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저 공원의 끝자락에 서서 물끄러미 경관을 바라보고 있을뿐이었다.
'...여기서 식칼을 꺼내게 되면 반응을 보이는건 알지만... 그래도, 사람의 모습을 한걸 찌르는건.. 좀...'
그러고싶지 않았다. 사람의 형태가 아닌것도 찌르기 망설여지는데, 하물며 사람의 모습을 하고있는 존재를 찌르는것은... ...나를 구성하고 지탱하는 무언가가 무너지게 될것같은 예감이 들었다.
결국 녹색의 사람들을 포기하고 고개를 들어 그들이 바라보는 풍경을 보았다.
"....예쁘다."
별은 보이지 않지만, 빛무리가 지평선에서 반짝였다. 마치 도시의 야경을 보는것같은 느낌.
사진이라도 찍어둘까 싶어 핸드폰을 들어올렸다. 찰칵, 짧은 소리와 함께 이 풍경이 고스란히 사진속에 담긴다. 확인해보니 제법 만족스러운 사진이 찍혔다.
'...앞으로도 사진을 찍을만한곳이 있으면 중간중간 찍어둘까... 분홍빛의 공간이라거나...'
물론 그곳은 이펙트가 없다고 기억하는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 휴식하는겸으로 들려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 그럼 이제...'
나는 벽돌로 쌓아올려진 입구를 바라보았다. 저기로 들어가야겠지?
천천히 입구로 다가가, 고개를 내밀어 안을 슬쩍 들여다보았다. 까맣다.
어두운게 아닌, 검은 공간인듯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저 멀리 하얀색의 무언가가 살랑거리는것이 보인다.
이 공간과 대비되는 그것을 지그시 바라보다 그것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한발, 두발. 가까워질수록 그 형체가 선명해진다.
새하얀 꽃, 새하얀 꽃들이 이곳에 피어있었다.
입구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꽃들이 흔들거리며 춤을 춘다.
꽃이 흔들릴때마다 옅은 꽃향기가 코끝에 스쳤다.
굉장히 몽환적인 풍경이었다.
쭈그려 앉은채 슬쩍 폰을 들어 사진을 남긴다. 어쩌면 앨범 스킬을 얻은게 그리 나쁘지 않은것 같기도 하다.
무심결에 살랑거리는 꽃봉오리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건드렸다.
".....!!"
순간 하얀빛이 세상을 채운다. 갑작스럽게 눈앞을 지나간 빛에 눈을 깜박였다.
'....바람에서 맡아지는 냄새도 달라졌어.'
아까까지는 밤공기같은 냄새였다면, 지금은 빈 건물... 지하 주차장이라거나, 그런곳에서 느껴지는 냄새랑 비슷했다.
뒤를 돌아 들어온 입구쪽을 바라보았다. 들어올때와는 다르게 옅은 푸른빛이 비춰들어오고있다.
다른곳으로... 이동한것같네. 다리를 피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저곳으로 가면 뭐가 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무언가가 분명 있었던것같다.
"..가자."
침을 삼키고 입구쪽으로 다가간다. 점차 네모난 회색의 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불러내어 올라타고 앞으로 나아간다.
일단 여기저기 둘러보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던 때, 아래쪽에서 하얀 물체가 지나가는것이 보였다.
"저쪽인가!"
자전거의 방향을 틀어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이내 그 하얀것이 손에 잡힐듯 가까워진다.
붉은색의 커다란 외눈에, 3자입 을 한 하얀 유령이 그곳에 있었다.
그 유령을 향해 손을 뻗는다.
곧 피로링- 하는 익숙한 소리와 함께,
*GET🤍* < 삼각 두건 >
이펙트를 얻었다는 창이 떠올랐다.
'이곳에서 얻을수있는것은.... 더 없던가? '
이제 눈달린 손을 사용해서 돌아가도 되려나...? 나는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고민에 빠졌다.
뭐, 일단 여기를 좀 더 돌아다녀보고 생각할까?
자전거 손잡이를 힘주어 잡는다. 좋아, 한번 탐색을 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