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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트립드림

[유메닛키+다중장르] 챕터 1 : 꿈속의 차원방랑자 < 23 >

🎶 :  https://youtu.be/0pvA-Y6auOY

 


 

통로를 지나자, 이질적일 정도로 새하얀 색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힐끔, 벽을 보자 벽 한가운데의 동그란 눈알이 눈에 띈다.

...음.. 그래도 구슬같아서 눈알방의 눈알보단 나은것같기도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통로를 지난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새하얀 공간이 나를 맞이했다.

 

"...우와..."

새하얀 공간과 하얀 테이블, 의자. 커다랗고 하얀 피아노, 그리고 벽의 창문으로 보이는 검고 하얀 우주... 그리고 피아노 앞에 서있는, 이곳에서 유일하게 새까만 세마다 선생님까지.

현실성을 띄니, 이 모든것이 가슴이 벅차오르게했다.

 

찰칵-

그래서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어쩐지 이 광경을 두고두고 남겨두고 싶었기도 하고.

'잘 나왔으려나...'

갤러리에 들어가 사진을 살펴보았다. 음, 흔들리지도 않고 원하는대로 잘 찍힌것같네.

 

"..어라?"

그리고 사진을 살펴보다 발견했다. 이쪽을 향해 바라보듯 서있는, 사진속 세마다 선생님의 모습을.

'...설마..?'

핸드폰을 내리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그가 있는곳을 살핀다.  그러자, 그래.

그의 눈과 어쩐지, 시선이 마주친 느낌이 들었다.

 

'...나를 보고있는...건가..?'

착각인가? 싶어 슬쩍 옆으로 몇발짝 이동했다. 아, 또다. 이쪽을 보고있었다.

착각이 아니라는듯. 이젠 분명하게, 몸을 튼 그가 나를 보고있다.

 

'어째서?'

세마다 선생님은 마도츠키에게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반응하는곳은 오직 마도츠키가 식칼을 들고있을때뿐.

'그런데 나에겐 반응한다고? 왜? 어째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길 몇번.

 

'혹시... 내가 '마도츠키'가 아니여서..?'

마도츠키이기에 반응하지 않았던거라면?

'아니면 내가.. 꿈속 이물질...이라기엔 좀 그렇다. 이방인이여서?'

나는 그런 생각들에 잠겨있다가, 기척이 나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것을 뒤늦게 눈치챘다.

 

"...!"

코앞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황급히 고개를 들자 보이는것은 검은색.

검은색의 그가, 그의 검은눈 중 한쪽이. 나를 지그시 바라보고있었다.

 

"......"

"...어..."

"....."

"...안녕..하세요..?"

 

....망한것같지? 아무래도.

"아하하...."

어설픈 웃음을 지으며,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  https://youtu.be/D0pyD7y2jFI

 

..의외로 그렇게 망한것은 아니었었나보다.

테이블 앞에 앉은채,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는 세마다 선생님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에게 다가온 세마다 선생님이 불쑥 내게 내민것은 이 흰 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알록달록한 사탕이었으니까.

그것을 받아들고 보고 있자니,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져서 급하게 하나를 까서 입에 넣었었다.

 

달그락-

사탕이 이에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딸기맛 사탕의 맛이 입안을 굴러다닌다.

딸기맛이라... 어쩐지 어울리는것 같으면서도 안 어울릴지도..

이곳을 채우기 시작한 이 피아노 소리처럼 말이다.

이 무채색의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듯한 부드러운 선율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그건 그렇고 굉장히 잘쳐...'

역시 세마다 선생님은 마도츠키의 음악 선생님이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어떤 사이였을까?

'별다른 상호작용이나  반응이 없었으니 마도츠키에게 무척 상냥하다거나 한건... 아닌것같은데... 지금 모습을 보면  아예 상냥하지 않은것도 아닌것같고.. 어렵네..'

나는 세마다 선생님이 마도츠키의 현실속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사시는 실제로 그럴수도 있겠지만, 나를 보지만 보지않는다고 느껴졌기에 그렇게 꿈속에서는 표현된게 아닐까하고..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한껏 추측한다고 해도, 마도츠키가 알려주지 않는다면 맞는지 아닌지도 모를텐데..싶기도하고.

턱을 괴고 작아진 사탕을 마저 우물거렸다. 

'그래도 이렇게 단것도 먹고 피아노도 감상하니까 제법 힐링되네..'

눈을 감고 피아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렇게 있자니 모두 잘 풀릴것같아서...

지금은 온전히 푹 쉬어두기로 한채로, 나는 눈을 감은채 작게 미소지었다.